野 "빈손 외교·비굴 외교 이은 막말 외교"…대통령실 "사적 발언, 외교적 성과 연결 부적절"
작성일 : 2022-09-22 18:29 수정일 : 2022-09-23 11:19 작성자 : 최정인 (jung_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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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미국 뉴욕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글로벌펀드 제7차 공약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가량 대화를 나눈 이후 행사장을 나서면서 미국 의회를 폄훼하는 비속어를 사용한 장면이 언론에 포착됐다.
윤 대통령은 박진 외교부 장관과 자리를 뜨면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 발언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관해 미국 의회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 윤 대통령, 美 의회 "이 XX" 지칭 방송에 포착…민주당 "국익과 국격 추락"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롯한 이번 외교 성과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비판을 이어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 논란을 두고 "빈손 외교, 비굴 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 사고 외교로 대한민국의 국격까지 크게 실추됐다"며 "회의장을 나오면서 비속어로 미국 의회를 폄훼한 발언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겨 대형 외교 사고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왜 순방을 간 건지 무엇을 위한 순방인지 의아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48초 환담'에 대해서는 "사전 대응, 사후 조율을 못 한 실무 외교라인의 무능도 모자라 대통령 스스로 품격만 깎아내렸다"며 "정상외교의 목적도 전략도 성과도 전무한 국제 외교 망신 참사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기시다 총리와의 '30분 회담'에 대해서 "과정도 결과도 굴욕적"이라며 "흔쾌히 합의했다던 한일 정상회담은 구체적인 의제조차 확정하지 않은 회동에 불과했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새벽에 일본 총리가 있는 곳까지 찾아가 가까스로 성사된 30분가량의 만남은 일방적 구애로 태극기 설치도 없이 간신히 마주 앉은 비굴한 모습이었다"며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전은 전혀 없었다. 빈손 외교, 비굴 외교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했다"고 질타했다.
오영한 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국회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언급하며 "저 또한 영상을 확인하면서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자당 이준석 대표를 향해 '이 XX 저 XX' 지칭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 어느 때보다 국익을 위해서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는 정상 외교 자리에서 그것도 미 의회를 향해 욕설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대통령의 이런 욕설 입버릇이 타국 의회를 향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기며 정상 외교 자리에서 국익과 국격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무엇보다 큰 걱정은 막말 외교 사고의 큰 후폭풍"이라며 "IRA 관련 국내 전기차 산업 보호를 위해 최대한의 성과를 기대한 국민에게 윤 대통령이 남긴 것은 욕설 사고 핵폭탄뿐"이라고 비판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각국 정상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시장 바닥 용어를 말했다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1차장을 즉각 경질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이 사석에서 자신을 비속어로 지칭했다는 인터뷰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번 뉴욕에서의 발언을 보니 사실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대통령실 "공적 발언 아냐…의미부여 적절하지 않아"…국민의힘은 침묵
윤 대통령의 외교 결례 논란을 둘러싼 야당의 공세에 대해 국민의힘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 비속어와 관련한 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입장이 없다. 그쪽(민주당) 입장을 듣지 여당이 왜 사안마다 입장을 다 내야 하나"라고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하자. 너무 많이 물어보면 우리가 (기자들이) 의도를 가지고 묻는 걸로 오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을 두고 "어떤 사적 발언을 외교적 성과로 연결하는 것은 대단히 적절하지 않다"며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지금 어떻게 해서든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그런 어떤 일로 외교 참사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무대 위의 공적 말씀도 아니고 지나가는 말씀으로 이야기한 것을 누가 어떻게 녹음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진위도 사실은 판명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펀드 제7차 공약회의 당시 윤 대통령을 수행한 이 관계자는 "거짓말 같지만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고 뒤따라가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며 "다음 회의가 많이 지체됐기 때문에 부리나케 나가면서 한 말씀인데 크게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 표명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공적 발언이 아닌 건 분명하다"며 "어떤 회담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신 게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밖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무산되고 행사장 무대 위에서 '48초 환담'만을 한 데 대해서 "일종의 '플랜B'를 작동한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이 갑작스럽게 변경되면서 당초 기대한 2차 한미정상회담이 불발되자 차선책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두 정상이 만난 시간의 총량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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