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측 "체포영장, 대통령 권한침해…헌재에 권한쟁의·가처분"
작성일 : 2024-12-31 18:28 작성자 : 김수희 (battie00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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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법원이 31일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건 헌정사상 처음이다.
공수처는 조만간 윤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관저로 이동해 영장 집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이순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우두머리(수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윤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대한 수색영장도 발부했다.
법원은 윤 대통령의 내란 등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범죄 혐의 소명이란 범죄를 증명하는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인정된다는 의미다.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영장 없이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구금하려 시도한 점에서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으므로 강제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공수처 주장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계엄군과 경찰 지휘부가 줄줄이 검찰에 구속돼 수사 중인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법원은 또 윤 대통령이 공수처의 거듭된 출석 요구에 불응한 점에서 조사를 위해 강제 신병 확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과 25일에 이어 사실상 최후통첩이었던 29일 3차 출석요구에도 나오지 않았다. 출석요구서 등 우편 수령을 거부했고, 불출석 사유서도 내지 않았다. 변호인 선임계도 체포영장이 청구된 이후에야 법원에 제출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뿐만 아니라 검찰까지 뛰어들어 중복수사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 신분인 윤 대통령의 신변 안전이나 경호 문제 등에 대한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기에 출석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공수처가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으므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은 불법이라는 윤 대통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수처의 윤 대통령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수사는 적법하고, 이와 관련성 있는 내란죄 수사도 가능하다는 법원의 일차적 판단이 나옴에 따라 수사 적법성 논란은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은 영장전담 판사를 상대로 한 권한쟁의심판·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체포영장에 불복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체포영장에 대해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과 체포영장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수처에 윤 대통령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는데도, 영장전담 판사가 공수처가 청구한 체포영장을 발부해 헌법 66조에 따른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무 권한 행사와 삼권분립에 따른 통치권자로서 비상 긴급권 행사 권한을 침해했다는 게 신청 취지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수반으로서 대통령의 통치 행위는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헌법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헌재에 신청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처분 신청을 낸다고 해서 체포영장의 효력이 바로 정지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법원의 인신 구속에 대한 결정이 당사자로서는 매우 중요한 신체적 자유권, 기본권에 대한 문제이므로 효력 정지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석 변호사는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등을 청구하게 된 이유가 법원의 영장 발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항고 제도의 부재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법원의 영장재판에 대해서는 불복할 방법이 없다. 이에 따라 영장 기각시 불복수단으로서 영장항고제 도입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석 변호사는 "아주 적은 비율이지만 영장 발부 절차가 위법한 경우가 실제로 있을 수 있다"며 "그 부분에 직접 항고할 수 있는 절차가 없는 상황에서 그 효력을 당사자 입장에서는 다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단기간 내 출석 요구를 거듭해 체포영장 청구를 위한 '세 차례 불응' 외형을 만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석 변호사는 "제대로 된 수사 절차라면 사안과 신분에 따라 조사할 내용이 방대할 것"이라며 "비상계엄을 하게 된 과정에 대해 (조사하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가 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안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몰아치기를 하는 것은 결국 강제 절차를 밟기 위해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라며 "수사의 기본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많지 않은 공수처장의 부족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 사이에 권한의 존부나 그 범위에 관해 분쟁이 발생한 경우 헌재가 이를 판단해 해결하는 헌법소송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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