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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시정연설서 ‘건전재정’ 강조하며 野에 협력 요청

野 의원에게 나서서 악수 청하며 연단서 이재명 대표 먼저 호명하기도

작성일 : 2023-10-31 18:48 작성자 : 신준호 (shinister0107@gmail.com)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건전 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면서 맨 뒷줄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먼저 찾아 악수를 권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민주당 의원들 위주로 악수를 권했다.

 

연단에 선 윤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여야 순으로 호명하는 정치권의 관례를 깨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 김영주·정우택 부의장님. 또 함께해주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님. 이정미 정의당 대표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님.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님. 그리고 여야 의원 여러분”이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이 같이 적극적으로 나선 데 대해 일각에서는 예산 정국을 앞두고 야당에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는 태도를 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러한 윤 대통령의 ‘구애’에도 야당의 반응은 냉담했다.

 

윤 대통령은 ▲ 고금리와 고물가 지속 ▲ 세계교역의 0%대 증가율 ▲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로 인한 안보 리스크 등 위기 요인을 열거하며 우리나라 대내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진단하며 건전재정 운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한 재원을 민생 안정과 복기 지출 등에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 항목별로는 ▲ 123만 기초수급 가구에 1조 5,000억 원 생계급여 추가 지급 ▲ 한부모 가족 소득 기준을 완화로 3만 2천 명에게 추가 양육비 지원 ▲ 다문화 가정 자녀 6만 명에게 연간 최대 60만 원의 교육활동비 신규 지급 ▲ 저소득층 대학생 67만 명의 장학금 평균 8% 인상 등을 소개했다.

 

핵심 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이 빠져 비판이 제기된 연금개혁안을 두고는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국회가 초당적 논의를 통해 연금 개혁 방안을 법률로 확정할 때까지 적극 참여하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또 “초급간부의 단기복무장려금을 인상하고, ‘녹물 관사 제로화’를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병 봉급은 내년도에 35만 원을 인상해 2025년까지 ‘병 봉급 205만 원’ 달성에 차질이 없도록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또한 연구개발(R&D) 예산 대폭 삭감으로 불거진 논란에 대해 “민간과 시장에서 연구 개발 투자를 하기 어려운 기초 원천 기술과 차세대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써야 하는 것”이라며 “첨단 AI 디지털, 바이오, 양자, 우주, 차세대 원자력 등에 대한 R&D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물가와 민생 안정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며 “범정부 물가 안정 체계를 가동해 장바구니 물가 관리에 주력하는 한편 취약계층의 주거, 교통, 통신 등 필수 생계비 부담을 경감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안정 대책을 촘촘히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통과와 별개로 국회에 계류 중인 ‘국가재정법’, ‘보조금관리법’, ‘산업은행법’, ‘우주항공청법’ 등 민생 법안의 처리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처한 글로벌 경제 불안과 안보 위협은 우리에게 거국적, 초당적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당면한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중 여당 의원들은 주요 발언마다 박수갈채를 보냈지만, 야당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킬 뿐 일절 호응하지 않았다. 일부 야당 의원은 시정연설 중 탄식을 흘리기도 했다.

 

연설을 마치고 윤 대통령이 퇴장할 때 역시 여당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이어간 반면 야당 의원들은 자리에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이날 윤 대통령 시정연설에는 여야 원내대표가 체결한 ‘정쟁 자제’ 신사협정에 따라 상대 당을 향한 야유나 고성은 없었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국회 회의장 내 피켓 부착과 상대 당을 향한 고성·야유를 하지 않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피켓을 내걸지 않았지만,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홀로 피켓을 손에 들고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관으로 입장할 때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침묵 속에서 피켓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신사협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으나 민주당은 회의장 밖에서 피켓시위는 협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홍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로텐더홀 계단에서 한 피켓 시위가 신사협정 위반 아니냐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그 (신사협정) 논의가 있었던 자리에서 당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로텐더홀에선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며 “윤 원내대표도 ‘그건 당연하다’라며 양해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대통령이 1년에 한 번 국회에 오는 날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우리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어떻게 할지는 (민주당 의원들이) 원내대표에게 위임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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